[프랑스 여행] 그라스 GRASSE 1
프랑스 니스 가기 팁, 올드 니스, 니스 미슐랭 레스토랑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 확인하기 >
DAY 1 - NICE로 향하기
DAY 1 - NICE 구경하기
DAY 1 - NICE 마무리
DAY 2 - 기차 타고 Grasse 그라스로
향수의 본고장 그라스, 니스와 얼마 안 떨어진 도시로 기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여정을 떠나면 쉽게(?) 도착할 수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사실 이번 여행에서는 손쉽게 여행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팁을 남길 수 있게 되었으니 좋다고 할까나… 그라스는 향수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만큼 역사가 깊은 향수 브랜드 공장이 있고 도시를 걷다 보면 개인이 차린 독립 향수 집들도 많다. 한 길에 향수 집 하나는 있을 정도로 많다. 혹 향수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그라스를 방문하시길을 추천한다.
그라스에는 3개의 메이저 향수 브랜드 공장이 있는데 프라고나르, 몰리나르, 갈리마르이다. 제조장뿐만 아니라 국제 향수 박물관이 위치해 있고 소개한 브랜드마다 따로 박물관이 또 있으니 향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꼭 가봐야 하는 도시라고 말하고 싶다.
이 3 브랜드 다 원데이 워크숍으로 향수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그중 내가 방문한 브랜드는 갈리마르다. 향수에 조예가 깊지 않아 향이나 선생님에 따라 고른 것은 아니고 미술을 전공한 나로서는 갈리마르 공방의 프랑스다운 앤티크 한 맛에 이끌려 선택하게 됐다 (그리고 가격 대비 수업시간이 길어 가성비가 좋다.). 프라고나르의 공방은 깔끔하고 모던한 이미지라면 몰리나르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느낌 (왠지 모르게 영국의 고급스러운 느낌과 닮아 있다… 브랜드 색인 보라색 때문인 걸까…?)이다.
혹시 모르니 3 브랜드 원데이 워크숍 링크를 공유한다. 본인이 더 선호하는 이미지와 브랜드를 찾아 원데이 클래스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본인의 향수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니까.
갈리마르 원데이 워크숍. 55유로 (동반인은 10유로. 단, 향수를 만들 수는 없음.). 2시간. 영어, 프랑스어 중 택 1. 100ml 향수. 수료증 증정.
https://www.galimard.com/en/product/perfume-creation-workshop-in-grasse-private-individuals
Perfume creation workshop in Grasse - Individuals - Galimard
Discover the Galimard guided tours for individuals. Perfumer in Grasse since 1747, let yourself be carried away by the know-how of Parfumeur-Creator.
www.galimard.com
프라고나르 원데이 워크숍. 69유로. 1시간 30분. 영어, 프랑스어 중 택 1. 100ml 향수와 파우치. 수료증 증정. 브랜드 앞치마 증정. 45분 투어 포함.
https://usines-parfum.fragonard.com/en/booking/#regdl=categories
Booking - Fragonard Parfumeur
Throughout the year, Fragonard hosts an activity program adapted to your desires: free guided tours, “Connoisseur” tours, perfumer’s apprentice workshop, olfactory talks, etc.
usines-parfum.fragonard.com
몰리나르 원데이 워크숍. 76유로. 1시간. 영어, 프랑스어 중 택 1. 50ml 향수. 수료증 증정. 팩토리 투어 포함.
https://www.molinard.uk/PBCPPlayer.asp?ID=2281260&re-product-id=37297
https://www.molinard.uk/PBCPPlayer.asp?ID=2281260&re-product-id=37297
www.molinard.uk
그럼 본격적으로 갈리마르 원데이 클래스에서 체험한 향수 만들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너무 재미있었다…뿌듯해)
먼저 책상에 앉게 되면 오르간이라 하는 작업대를 만날 수 있다. 향 원료를 진열해 놓은 것으로 탑, 미들, 베이스 노트로 사용할 다양한 향들이 있다. 책상에는 이 향을 섞을 비커와 눈금실린더가 놓여있고 향 원료 비율을 적을 종이가 놓여 있다. 영어를 잘하시는 우아한 프랑스 선생님이 먼저 갈리마르를 소개한 후 작업대인 오르간에 대해 설명을 해주신다. 이후 탑, 미들, 베이스 노트가 무엇인지, 어떤 종류의 향이 있는지, 비커와 실린더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 기본적인 설명을 해주신다.
노트들을 구분해 놓은 스티커와 병이 정말 갈리마르의 개성이라고 생각한다. 요새 이렇게 구분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지만 여성적인 향은 여성 얼굴, 피케 티셔츠, 그리고 스커트가 스티커에 그려져 있다. 이런 방식으로 탑, 미들, 그리고 베이스 노트로 구분해 놓았다. 남성적인 향은 수염이 그려진 남성 얼굴, 셔츠, 그리고 바지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향에 따라 플라워 향은 붉은색 스티커, 과일 향은 노란색, 풀향은 녹색, 바다향은 파란색, 오리엔탈 향은 갈색 등으로 색상으로도 향을 구분해 놓았다. (디자인 전공자는 이런 인포그래픽에 설래…)
한 노트당 20분 정도 향을 맡고 좋아하는 향 5가지 정도를 고르게 한다. 처음 노트는 바로 가장 오래 남는 베이스 노트. 5가지 최애 향을 책상에 진열해 놓으면 선생님이 보시고 향에 맞게 최적의 비율을 알려 주신다. 그럼 적인 ml를 잘 보고 눈금실린더에 흘려 넣어주면 된다. 병에서 퐁퐁퐁 나오기 때문에 멍 때리기 좋으니 집중하자.
그렇게 향을 다 넣어주면 비커에 한번 담아 향을 섞고 옆에 준비된 시향지로 섞인 향을 맡는다. 만족하면 다음 노트로 넘어간다.
그다음 노트는 미들 노트이다. 신기한 것은 베이스 노트에 담았다 뺀 시향지를 미들 노트 병 입구 위에 위치시킨 후 향을 맡아 미들 노트 향을 고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베이스와 미들 노트의 향이 합쳐진 향을 맡게 된다는 사실! 그렇게 고른 향들 중에서 혹시 5가지로 추리지 못하면 미들 노트 따로 향을 맡아 톱 5를 선출하게 된다.
이쯤 하면 몇 분간 쉬는 시간을 주신다. 그때 잠시 밖에 나가 상쾌한 공기를 마시자! 그럼 코가 쉬고 다음 향기를 더 잘 맡게 될 테니:)
같은 방법으로 톱 노트 향을 제조하면 된다. 나는 코로나에 걸렸나 싶을 정도로 향을 잘 맡지 못하는 둔한 코라 (이런 농담 함부로 하면 안 되지만) 베이스, 미들 노트에 강한 향 위주로 섞었더니 텁텁한 향이나 탑노트에는 상쾌하다고 느껴지는 향을 부었다. (하지만 선생님 기준 내가 고른 모든 향은 강한 향들 이였다.) 그랬더니 정말 내 이미지랑 비슷한 향을 개발한 듯하다. 무거우면서도 너무 무겁지는 않고, 답답하지만 답답하지 않고 적당히 깊은 향이 나는?
마지막으로 향의 비율을 적은 종이에 내 향수의 이름과 고유번호를 확인하면, 이후에는 향을 본인이 좋아하는 병에 담을 수 있다. 12유로를 추가하면 분사가 가능한 유리병에 담아 갈 수 있다. 하지만 계속 함께 해왔던 갈색 유리병이 좋아 돈을 추가하지 않고 기본 병에 담기로 했다. 몇 분 정도 수업실 밖에 있는 가게를 구경하면 선생님께서 100ml 향수병과 함께 수업을 완료한 수료증을 전달해 주신다. 갈리마르의 또 유니크한 점은 향마다 고유번호가 기록이 되어 있어, 언제든지 전국에서 그 번호로 된 향으로 향수, 비누, 로션 등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짧지만 긴 2시간 정말 소중한 경험을 했다. 프랑스 그라스는 향으로 기억되는 도시가 될 것 같다. 향수 Estée를 사용할 때마다 이날의 추억이 생각날 테니까! 읽는 이도 그라스에 간다면 꼭 향수 만들기 체험을 해보시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