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7월 영국 날씨, 뜨거운 2022년 윔블던이 개최했다.
2주간 전국에서 모인 테니스 선수들. 테니스를 정말 1도 모르는 나조차도 영국인들의 테니스 경기 열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친구의 교회 소셜 이벤트로 윔블던 경기를 가자라는 제안. 혹해서 그러겠다 했다.
윔블던 초보인 나는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 보는 줄 알고 설레기도 하고 비싸지 않을까 했지만 윔블던을 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윔블던 경기는 얼마 안 남은 당일 현장 티켓팅을 할 수 있는 경기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표를 구하기 위해 텐트 숙박 후 긴 줄을 선다. 직접 이 줄 서는 경험을 해보니 얼마나 주최 측에서 이 경험조차 즐겁게 하고자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
첫날부터 10일까지의 센터 코트와 No.2 코트는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고 마지막 11일부터 14일 파이널까지는 미리 표를 구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첫 주에는 윔블던 들어가기 위한 줄이 더 긴 편이다.
지정 좌석제가 아니고 당일 발행하는 티켓수가 한정적이라 경기장 안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은 아침 일찍 줄을 서서 Grounds Passes를 구매한다. 또 이 Grounds Passes는 센터 코트와 No.1, 2 코트를 제외하고 No.3, 12, 18 등 다양한 코트를 볼 수 있다.
표 가격도 시간에 따라 다른데 오후 5시 이후에는 경기가 적으므로 27파운드의 입장권을 18파운드에 구매할 수 있다.
당일 취소되어 다시 되파는 티켓도 있고, 다양하게 표를 구매하는 법이 있으니 구매 전 미리 숙지하는 게 좋다.
나는 마지막 전 날 여성 파이널과 남성 듀오 파이널을 하는 토요일에 갔다. 입장권 15파운드로 매우 저렴하게 윔블던에 갈 수 있었다.
아침 9시 반 정도에 역에서 만나 여정을 시작했다. 윔블던은 런던에 위치해 있어, 런던에서 거주 중인 분들은 다른 경기장에 비해 비교적 가깝게 갈 수 있다. Grounds Passes 입장표는 윔블던 역 한 정거장 전 사우스필즈에서 내려 10분 정도 걷는 편이 더 가깝다. (역에서 사람들 따라가면 티켓을 살 수 있는 곳으로 금방 갈 수 있다.)
그렇게 걷다 보면 당일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곳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안내판이 길마다 있어 그 길을 따라 (보통이면 긴 줄을 서지만 내가 간 날에는 줄이 없었다.) 걸으면 기다리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경험할 수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테니스 포토존을 준비했고, 옛날 운동회처럼 청색, 백색 주머니 던지기도 할 수 있고, 전자 안내판에서는 윔블던 소개와 전년도 경기를 보여주고 있어 심심하지 않게 구경하며 걸을 수 있다. 라바짜에서 무료로 커피를 나눠주고 있다. 커피뿐만 아니라 무알콜 음료 등도 다른 브랜드에서 무료로 시음할 수 있게 했다. 걷다 보면 중간지점마다 짐을 맡길 수 있는 장소도 있다.
소문과 다르게 긴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티켓을 구매하는 곳까지 빠르게 올 수 있었다. 오랜 노하우가 있는지 역에서부터 티켓 구매처까지 빠르고 스트레스 없이 올 수 있었다. 책상에 있는 스테프 분께 (놀랍게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스텐딩 데스크. 직장인이라 이런 게 눈에 보인다.) 카드로 Grounds Pass를 현장 구매했다. 윔블던 웹사이트를 보고도 놀란 거지만 정말 디자인과 브랜딩이 잘되어 있다. 이제 초록과 보라의 조합을 보면 자연스럽게 윔블던이 생각나게 된다.
티켓을 사고 들어가게 되면 보안 검사 (가방 검사)를 한 후 입장하게 된다. 초록 덩굴로 싸인 아름다운 센터코트 중간중간 코트별 점수판도 확인할 수 있다.
입장했을 때 시간은 11시 정도로 아직 코트에는 경기를 하고 있지 않았다. 사람도 적어서 코트 구경하기에 좋았다.
그렇게 코트 12번에서 앉아있었더니 11시가 되자 경기가 시작됐다. 초청 경기로 남녀 듀오 경기였다. 호주에서 온 Mark Woodforde, 크로아티아에서 온 Iva Majoli이 한 팀이고, 세르비아에서 온 Nenad Zimonjic와 프랑스에서 온 Mary Pierce가 한 팀이었다.
테니스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이 경기가 그 문턱을 낮게 해 주고 너무 재미있게 즐기며 보았다. 친선 경기 느낌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었다. 중간중간마다 볼 보이와 걸에게 태니스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고 특히 세르비아에서 온 Nenad Zimonjic는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경기를 재미있게 이끌어 나갔다.
12시 반 정도 막바지인 초청 경기를 나와 대망의 여성 파이널을 큰 스크린으로 보기 위해 코트를 나갔다.
The Hill이라는 말 그대로 언덕에서 큰 전광판으로 센터 코트 및 다른 코트 경기를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다. 2시에 시작하는 여성 파이널 경기를 보기 위해 벌써부터 사람들은 언덕을 올라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고 있다. 큰 언덕이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아담한 사이즈였다.
다행히 좋은 자리를 얻고 돗자리에 간식을 뿌렸다. 윔블던에 음식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기에 저렴하게 피크닉을 즐기고 싶다면 점심과 간식을 들고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윔블던 안에 음식점이 있으니 가서 구매해도 좋다.
7월에 더위 때문에 언덕에서 경기를 보게 된다면 모자와 선크림을 꼭 준비하시길! 그리고 시원한 물을 자주 마셔줘야 한다. 정말 그림자가 없기에 직사광선을 계속 받게 된다. 더위에 지친 나는 경기 중간쯤 나와 언덕 근처 화장실과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다.
코트 근처에 기념품 가게가 여러 군데 있고, 윔블던 뮤지엄도 있다. 경기가 없거나 실내 에어컨이 그리울 때 찾아가기 좋을 듯하다.
왜 윔블던 기념품에 딸기가 그려져 있을까 궁금했는데 기념품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윔블던 딸기 & 크림 가게가 있어 바로 가서 구매를 했다. 2.5파운드로 저렴하게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딸기를 구매할 수 있다. 약간 딸기에 연유를 부어먹는 느낌인데 크림은 정말 크림만 있어 달지는 않다. 시원한 과일이 더위를 가시게 한다. 딸기와 크림의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여름 제철 과일이기도 하고 헨리 8세의 재상 토머스 울지 추기경이 1509년 연회에서 딸기와 크림의 조합을 대접한 것으로부터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어찌 되었든 이 더운 여름과 정말 어울리는 간식!
더위에 지치기도 했고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해 나의 윔블던 여정은 이렇게 딸기로 마무리 지었다.
경기는 오후 늦게까지 있으니 테니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충분히 저녁까지 즐기시길 바라며 영국 전통적인 스포츠 경기 중 하나인 윔블던 소개를 마칩니다.
Cheeri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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